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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추위에도 크고 작은 트럭이 쉴 새 없이 물건을 실어 나르고 있다. 하루 처리 건수만 2만5000여건이 넘는다는 성남 오아시스마켓 물류센터 모습이다. 특히 야외 물류 공간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로봇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람 키의 2배 정도 큰 로봇인데 물류센터에서 방금 막 나온 택배 박스를 능숙하게 분류해 차에 싣기 좋게 쌓고 있다. 워낙 민첩하고 정확하게 움직이다 보니 한동안 넋 놓고 지켜볼 정도다.
동행한 김수희 오아시스 이사는 “트럭마다 적재 공간 크기, 높이가 다 다르고 배송 나갈 지역도 상이하다. 그래서 지역별 맞춤형으로 박스를 분류하고 쌓아 상차(물건을 차에 실음)하기 좋게 하는 작업 과정이 필요하다. 로봇 도입 전까지는 담당 직원들이 워낙 힘들어하는 작업이었다. 따라서 인력 수급도 쉽지 않았다. 로봇 도입 후 배송 속도 개선 등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은 2011년 출범 이래 지난해까지 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새벽배송 e커머스 전문 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은 3570억원, 영업이익은 57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실적은 더 좋아졌다. 이미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311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7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났다.
대부분 새벽배송 업체가 적자거나 최근 심지어 새벽배송 서비스를 없애는 회사가 많다. 이런 와중에 오아시스마켓은 오히려 새벽배송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의왕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추가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가는 비결이 뭘까. 물류센터에 직접 가보니 그 배경을 일부나마 알 수 있었다.
▶‘합배송·시스템’이 효자
▷2011년부터 흑자 행진
e커머스업계 화두 중 하나는 물류 효율화다. 이를 가능케 하려면 무엇보다 ‘합배송’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합배송은 여러 물건을 한 박스에 담아 배송한다는 물류 용어다.
“합배송이 왜 중요하냐면 비용 절감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입니다. 합포장이라는 게 한 군데 목적지에 도착할 물건을 한데 모아 포장한다는 것이기에 물류비 절감에 굉장히 기여를 많이 하죠. 쿠팡도 과거에는 합포장 능력이 없어 같은 물건 10개를 주문하면 10개의 박스가 오던 적이 있었어요. 이걸 한 박스에 넣어 배송하면 물류비는 10분의 1이 되는 거죠. 물류센터에서부터 데이터 기반으로 풀필먼트, 합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느냐가 e커머스 회사의 수익성을 좌우합니다. 오아시스마켓은 그런 점을 일찌감치 파악해 사업 초반부터 시스템화했기 때문에 흑자를 낼 수 있었습니다.” 민정웅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의 분석이다.
이런 설명을 듣고 직접 들어가본 오아시스 물류센터. 일단 춥다. 냉동, 냉장 제품을 모두 다루다 보니 그렇단다. 현장 작업자들은 연중 겨울옷을 입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통상 물류센터 하면 네모반듯한 서가(書架)형 선반이 늘어서 있는 장면을 떠올릴 법하다. 그런데 오아시스마켓 물류센터 내부는 대형마트에 온 듯하다. 냉동 식품부터 냉장, 상온 제품들이 품목별로 진열돼 있다. 이 역시 작업자들이 합배송을 하는 과정에서 편하게 피킹(집품)할 수 있도록 최적의 동선을 고려한 설계란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물건을 고르면 이를 물류센터 직원이 마트에 가서 대신 장을 봐주는 원리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김수희 이사는 “현장 직원에게 쇼핑하듯 피킹하게 만들었더니 입사 첫날부터 현장에 투입해도 바로 업무를 따라잡을 수 있더라”며 “고객 입장에서는 생활용품이나 반찬거리 등은 한 번에 쇼핑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쇼핑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빈도 높은 아이템별로 진열을 해둬서 집품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물건을 담는 직원들 행동이 좀 남다르다.
이들은 연신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면서 일을 하고 있다. ‘업무 시간에 딴짓하는 것 아닌가’ 했는데 그게 아니다. 회사 자체 물류관리 앱을 본인 스마트폰에 깔기만 하면 그날부터 바로 피킹은 물론 패킹(포장)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의 일환이다. 일명 ‘오아시스루트’다.
피킹 합배송을 예로 들면 한 고객이 대파, 콩나물, 닭갈비 등을 시켰다. 그러면 작업자는 오아시스루트를 통해 고객 주문 확인서를 QR코드로 스캔한다. 이후 앱이 알려주는 대로 물류센터 내 상품 위치를 파악해 찾아간다. 그리고 한 바구니에 고객 주문 상품을 차례대로 담는다. 이런 바구니 15개를 실은 카트가 패킹 장소로 이동한다. 그러면 이번에는 패킹 담당 직원이 앱에 담긴 주문서 내역과 실제 상품을 확인, 한 박스에 냉동, 냉장, 상온 제품을 차례대로 담아 포장을 한다.
김수희 이사는 “한 직원이 15가구 주문을 처리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에 불과하다”며 “오아시스루트 화면에 표시된 상품 코드를 따라 작업자가 정해진 동선을 돌게 돼 있어 상품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 패킹하는 데까지 들이는 시간이 굉장히 짧다”고 말했다. 현재 성남 물류센터의 동시 피킹 건수는 1000건에 달한다.
배송 담당자 역시 오아시스루트로 움직이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배송 담당자는 포장이 완료된 박스에 붙여진 QR 스티커를 스캔해 배송할 상품을 오아시스루트에 등록한다. 이후 담당 배송 권역 상품이 지도에 표시되면 로봇이 배송 담당자가 배송하기 좋게 지역별, 주문 순서대로 상품을 차에 실어준다. 배송 담당자는 배송을 시작한다. 집 앞에 물건 배달을 완료하고 문 앞에 놓인 박스를 오아시스루트를 통해 촬영한 후 송부하면 끝이다.
▶IT 물류 특허만 지난해 3건
▷모회사 지어소프트가 조력
‘최적의 피킹, 패킹 동선 구축, 쉬운 소프트웨어, 힘든 일은 로봇 대체.’
오아시스마켓 합포장 시스템의 장점이다. 이런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하고 안정화시킨 비결은 오아시스 모회사 지어소프트를 빼놓고 설명하기 쉽지 않다. 참고로 오아시스마켓 대주주는 상장사 지어소프트, 즉 IT 회사다. 지분율은 12월 기준 55.17%다.
지어소프트는 오아시스마켓 초기부터 물류 자동화와 IT 기반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상당 부분을 내재화하면서 원가 절감을 일궈낼 수 있었다. 이 기술은 대내외적으로 인정도 받았다. 지난해 특허청으로부터 피킹, 패킹 부문 특허만 3개를 취득했다.
이렇게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니 사업 초기부터 물류 부문에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었고 이는 흑자 경영에 큰 힘이 됐다.
김수희 이사는 “물류센터 설립 비용은 오아시스루트라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설계한 덕분에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동종 업계 다른 기업의 경우 물류센터 설립에 적게는 100억원, 많게는 300억원 넘게 들지만 오아시스마켓은 20억~30억원 비용으로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오아시스루트를 누구나 사용하기 쉽게 개발한 만큼 다른 업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오아시스루트의 수출·판매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민정웅 교수는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한 사례”라고 총평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8호 (2022.12.07~2022.12.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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